의도적으로 좋아하는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싫은건 이야기 하기 쉽고 이유도 만들어내기 쉬운데 좋아하는것들은 이야기 하지 않으면 경험조차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해가 잘 들고 조용한 바람이 살랑이는 휴일의 낮 내 방을 좋아한다. 빛이 아름답고 공기는 평화롭다.
고양이는 부드럽고 몸은 편안하다. 눈을 떴다가 지금의 시간을 확인하지만 별다른 조바심은 없다.
그 순간을 좋아한다.
목적이 불분명하지만 수확은 있는 걷기를 좋아한다.
빵집에가서 사고 싶은 빵이 있기를 바라고 하나를 사서 그 앞에 있는 카페에 가서 커피를 사고
설렁설렁 걸으며 쇼핑몰을 향한다. 쇼핑몰에서는 크게 살건 없고 미루고 있던 소모품을 구매한다.
겸사 겸사 이것저것 둘러보지만 손에 들고 나오는건 없다. 바람과 걸음에 나풀거리는 옷자락이 즐겁다.
글에 취하는 경험이 좋다. 세계관에 빨려들어가 그곳에서 벗어나기 전까지의 시간.
이후의 시간에 아쉬워도 알게 된 그 순간의 기쁨은 유별나다.
사랑하는 친구들과의 만남.
길을 잃어도 오랜시간 식사를 기다리더라도 모여앉아 가물가물한 목소리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게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