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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눈밤] 독백

비몽사몽

 

지금이 몇시지. 정신이 멍하고 몸이 축 늘어졌다. 눈을 떠야지 떠야하나. 아 잠들었구나. 누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데 날이 차가워지면서 활기를 띄는 얼굴의 웃음이 좋다 생각을 한 기억이 났다. 미소를 짓는 얼굴보다 더 달콤한 것들을 일상적으로 먹는모습에 놀라기도 했었는데 신 귤을 먹자 인상을 찌푸려서 웃음이 절로 나오게 만든 아이. 아이? 어리진 않은데 어린아이같아 하는 생각이 이어졌다.

백야 

응, 일어날거야 속으로 대답하며 무거운 눈을 깜빡이자 네가 보였다. 햇살을 받은 먼지들이 반짝이고 붉은 머리칼이 가라앉은채 뒤돌아 있는 모습에 초조함이 들었다.네 이름이 뭐였더라. 눈을 떴는데 피곤했는지 영 속수무책이다. 이름을 부르면 넌 내게 와줄텐데 그 이름이 뭐였더라. 느리게 눈을 깜빡이고 있자 네가 고개를 돌렸다. 평소와 다른 얼굴. 넌 항상 웃는 얼굴이라 그런 얼굴도 있는지는 몰랐는데 빛을 등진체 가라앉은 눈과 얌전한 입꼬리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얼굴이였다.

몸을 움직이자 시선이 다가오고 내가 아는 네가 생겨났다.

잠이 깼다.

 

모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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